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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파업 멈추고 정부와 더 나은 정책협의 준비하라

기사승인 2020.08.30  01: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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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확대 정책 등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강경 대치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느낌이다. 정부는 28일 전공의ㆍ전임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난 26일 내린 수도권 수련병원 95곳에 이어 이날 비수도권 수련병원 115곳을 추가한 것이다. 의대 정원 증원 등의 정책을 반대하며 무기한 집단휴진에 들어간 전공의ㆍ전임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앞당기려는 강경책이다. 정부는 또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병원 3곳의 응급실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10명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엄중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현행 의료법은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명령 불이행의 처벌 근거로 두고 있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거부 의사를 밝힌 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도 예고한 대로 9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의사국시를 치르겠다고 신청한 3천172명 중 2천823명이 응시를 취소한 상태다. 바야흐로 범정부 차원의 원칙 대응과 강경 조처가 일제히 실행되는 모습이다. 코로나 재확산 위기가 심화하는 시기임을 감안하여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조기에 차단하고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 양측의 정면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전공의 10명을 고발한 것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규탄한다"면서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3차 무기한 파업을 논의할 것이라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동안 최 회장은 의사 회원 단 한 명에 대해서라도 그런 피해가 생긴다면 무기한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했고,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같은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최 회장의 언행으로 미뤄 볼 때 3차 파업은 예고된 수순으로 간주할 수 있겠으나 관건은 참여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파업인데 참여율조차 낮으면 동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원의가 주축인 의협은 이날까지 일정으로 지난 26일부터 총파업을 시작했으나, 단체행동 동참 등을 이유로 휴진한 동네의원은 전날 정오 기준 3만2천787곳 중 2천926곳으로 휴진율 8.9%를 기록했다. 파업 첫날인 26일 정오 기준 10.8%보다 줄고 지난 1차 파업 때인 14일의 휴진율 32.6%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반면 지난 21일부터 단계적으로 업무를 중단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소속 전공의의 전날 기준 휴진율은 68.8%로 높아 이들의 집단행동이 가져올 의료공백 위협이 더 큰 상태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이날도 코로나 확진자는 371명 추가됐다. 전날 441명보다 적지만 수도권 감염 확산세가 무섭고 그 밖 지역의 크고 작은 집단감염도 잇따라 대유행 우려는 여전하다.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로 1만9천77명이 돼 2만명 초과가 임박했고, 이에 정부는 30일 끝나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1주일 더 연장하고 음식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을 제한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키로 했다. 방역 수위를 2.5단계로 올리면서 경제 충격이 큰 3단계 격상은 시간을 두고 검토키로 한 셈이다. 급속한 감염 확산으로 남은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은 20여개로 줄고 이마저도 절반 이상은 의료 자원이 완비되지 않아 곧바로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코로나 감염이 시작된 이래 그야말로 가장 엄중한 시기를 맞닥뜨린 상황이다. 이 하나만으로도 의료계는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할 명분이 충분하다. 의사들은 K 방역의 사명감을 가지고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져야 옳을 때다. 집단행동의 사유였던 정책 철회에는 못 미치지만 수정 필요에 관한 이슈화는 이미 성공하지 않았나. 정부 역시 고육지책으로 강경책을 구사한 사정이 이해는 가지만 유연성을 가지고 의료계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답은 나와 있다. 지난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제시됐다는 '코로나 안정화 때까지 정책 추진 중단'이 그것이다. 누가 봐도 코로나 방역은 급한 불이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방안 등 이번에 문제 된 4대 정책은 좀 여유를 둬도 될 의제다. 정부와 의료계의 치킨게임에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 질주를 멈추고 코로나 방역에 집중하면서 이후 합리적 틀을 만들어 열린 자세로 정책을 협의하겠다고 합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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