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의 내수·고용 회복세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8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수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8월 중순 이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내수·고용 지표의 회복세가 제약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6월 그린북에서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했으나 수출·생산 하락세가 나타난 7월과 8월에 '실물 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실물지표 개선세가 둔화한 가운데 유럽·신흥국 등의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방역 대응에 만전을 기하면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집행, 내수 활성화, 수출력 견지 등 전방위적 정책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9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6.4% 증가해 6월(9.3%)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7월은 4.8%, 8월은 3.4%였다. 

할인점 매출액은 2.1% 늘어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끊었다.

백화점 매출액은 4.1% 감소했는데 감소 폭은 8월(-7.7%)보다 줄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9.3% 증가했다. 8월에는 6.0% 감소했는데 증가로 반전한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매출액 증가율은 27.5%로 8월(35.5%)보다 줄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5월(77.6) 이후 최저인 79.4를 기록해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97.1% 감소해 감소율이 지난달과 동일했다.

▲ 기재부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제한적인 13개 업종에 집중돼 서비스업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지만 소매판매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며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 등은 8월 지표가 좋지 않았던 영향과 추석 연휴 영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시기에는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추석 연휴가 10월 초로 지난해(9월 12∼15일)보다 늦어 소비 증가 효과가 9월에 몰린 것이 지표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내수 회복세가 제약을 받으면서 고용도 개선 흐름이 중단됐다.

9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9만2천명 감소했는데, 5월(39만2천명) 이후 감소 폭이 줄어들다가 이번에 다시 늘었다.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줄었고 서비스업 생산도 1.0%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0.9% 줄었다.

다만 수출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9월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가전 수출이 미국, EU, 베트남, 중국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영향에 1년 전보다 7.6% 증가했다. 

기업 심리를 보여주는 제조업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9월 실적(68)이 전월보다 상승했다. 10월 전망(68)은 전월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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