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일 논설위원

은혜라니요...?

‘이게 2021년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인이 할 소리야?’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이,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발탁 은혜를 입었다. (고로)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다”고 한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제 생각에도 쫌 그러네요.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희숙은 이렇게 꼬집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대통령은 은혜를 베푸는 왕, 국민이나 공직후보자는 왕의 시혜를 기다리는 백성”이라고. 그러게, 송 대표님 실수하신 거 같아요.

아 참, 전직 법무장관이던 추미애도 이런 말씀을 버럭 했죠. “내 지시를 절반 잘라먹고...장관 말을 겸허히 들었으면 지나갔을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말투가, 내리누르네요. 그 동네 분들 사고가 봉건 시대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니죠 설마.

이런 말도 했네요. “대통령을 하시겠다고 알려진 분이 계속 자기 친구를 통해 간접 화법으로 메시지를 흘리고...국민이 보기에 적절치 않다”고. 맞습니다. 적절하지 않지요. 

근데 혹시 이거 ‘돌려까기’ 맞지요. 1년 가까이 윤석열-추미애 간 공방이 있었습니다. 국민은 참 답답했고요.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가타부타 한마디가 없었지요. 진작 말씀을 하시지. 이제 와서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물 먹이나요. 송 대표님. 또 실수한 거 아닙니까?

“이회창 씨 같은 경우...YS를 배신하고...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도 했네요. 의미인 즉슨, 윤석열 당신도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하고 나갔으니 결국 실패할 것이다 이네요. 맞죠? 맞네. 근데 ‘배신’이란 단어도 좀 껄쩍합니다. 그죠. 조폭도 아니고.

사실 따지고 보면 윤석열 입장에선 참 억울합니다. 배신은 민주당이 먼저 했는데. 남사스럽게 물고 빨고 하더니 어느 날 돌변해서 총칼을 겨누지 않았냐고. 윤석열은 그저 윤석열 했을 뿐인데.

백보 양보해서 이회창의 ‘배신’이라 합시다. 이회창의 특별보좌역을 했던 조정식, 이 분 열린우리당부터 더불어민주당까지 다섯 번 국회의원에 당선됩니다. 이건 뭡니까? 뭘 해도 내 편은 꿀이고 네 편은 똥입니까? 어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듯합니다, 대표님(옆에 있다 애꿎게 돌 맞은 조정식 의원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 입니다).   

“인사청문회 때 가장 강력히 규탄했던 (야당이)...서로 자기 당 대선 후보로 모시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한 대목에서는 피식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줄 알았습니다. 그건 아니자나요. 그때 여당은 윤석열 후보를 보물단지 모시듯 해 놓고 이제 와서 누가 누구를 욕합니까? 아 놔 참말로.  

“저는 지도부가 아니었고...임명 때부터 반대했다”는 변명은 쫌 거시기 하죠. ‘왜 인사를 이따위로 해’ 하면서 대통령을 원망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난 잘못 없어’ 하면서 본인만 면피하려 드는 거 같기도 하고 쫌 그러네요. 소인배(小人輩)의 냄새가 납니다. 머리는 대(大)짜라고 자랑하시면서.  

“대통령은 취소하기도 어렵다”고 하셨자나요. 맞는 말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여직 1년이나 남았네요. 정말 취소하고 싶은데 취소하기가 어려워서 많은 국민들이 속만 부글부글 하자나요. 

그렇다고 누구처럼 탄핵을 할 수도 없고. 명분이 없다 아닙니까 명분이. 무능력하다고 탄핵할 수는 없자나요. 안 그래요. 송 대표님.

윤석열, 그리고 그의 처와 장모의 과거 행적과 관련하여, “차곡차곡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하셨지요. 그래야 합니다. 암, 그래야지요.

찌라시들이 인터넷에 엄청 떠다닙니다. 부디 옥석을 구분해서 좋은 대통령을 뽑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국민 참고자료 하나 부탁드립니다. 

참 그런데 말이죠, 대표님. 엊그제 송 대표님 관련 전문(轉聞)을 들었습니다. 그 옛날 5.18 민주화 항쟁 기념식 전야제 날, 광주의 룸싸롱에서 아가씨들과 술판을 벌였다고 하는. 우상호, 김민석, 이종걸 등등과 함께. 이게 사실인가요? 제가 그때 거기에 있지 않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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