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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 칼럼] 너나 잘 하세요

기사승인 2021.06.18  09: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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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일 논설위원

엊그제 윤석열이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합니다. 방명록에 이렇게 적죠.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고. 뭔 말을 하려는지 알 듯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청래가 이를 비난합니다.

“지평을 연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말은 처음.

언어의 새 지평을 여셨네요.”

숲보다는 나무가 눈에 들어 왔나 봅니다.

어, 그러네요. 통찰을 성찰로도 바꿔 쓰고. 석열이 형, 실수하셨네요. 정치판이 무섭습니다. 맹수들이 득시글합니다. 특히 대권 도전 의지를 가진 자가 요만큼의 실수라도 할라치면 하이에나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고 뜯고 난리도 아닙니다. 조심했어야죠.

정청래의 지적이 여기까지였으면 좋았을걸. 이 친구 한발 더 나갑니다.

“솔잎은 송충이를 먹고 될 성부른 떡잎은 나무부터 알아보겠어요.”

더하여 “국어도 모르면서 무슨 국가를” 하네요.

그럼 함 보지요. 국회의원 정청래의 국어 실력은 어떤가를.

우선, 솔잎 송충이 보겠습니다. 딴에는 비아냥조로 비유한 거 같은데 이거 맞는 비윤가요? 살짝 생뚱맞네요.

첫 번째 문장(지평을 연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말은 처음.)볼게요. 마침표를 왜 이리 남발합니까? 마침표 2개는 필요 없지요. 이런 지질한 하이에나 같으니라고.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될성부르다’는 ‘잘될 가망이 있어 보이다’를 의미하는 한 단어입니다. 위 글에서는 당연히 붙여서 ‘될성부른’이 맞는 표현이죠. 정청래는 ‘될’과 ‘성부른’으로 저만치 띄어서 이산가족을 만들었네요. ‘될성부른’이 울고 갑니다.

“방명록 하나 제대로 못쓰고”라고도 했네요. 또 표준국어대사전의 덕을 보자면, ‘못쓰다’의 의미는 이렇죠. ①얼굴이나 몸이 축나다. ②옳지 않다. 또는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 고로 방명록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못 쓰다’라고 띄어 써야 맞는 표현입니다.

한 식구는 갈라놓고 생판 남들은 붙여 놓았네요. 이쯤 되면 누구 국어 실력이 퍼렇다 벌겋다 할 일은 아닌 듯. 우짜죠.

국어가 만만치 않아요. 제법 어렵습니다. 세종대왕께서 쉽다고 하셨지만, 그 분 지적 능력에 비해 쉬운 거지...절대 아니죠. 이 글 어딘 가에도 틀린 곳이 있을 겁니다. 잘 찾아보세요.

이런, 된장. 하다 보니 저도 하이에나가 되었네요. 내친김에 한발 더 가 보죠.

지난달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41주기 관련해서 윤석열이 메시지를 냅니다.

“(5∙18은) 자유 민주주의 헌법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또한 “(5∙18이) 지금의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만드는 원동력”이며 “역사의 교훈을 새겨 어떤 독재에도 분연히 맞서야 한다”고.

정청래가 ‘디스’를 합니다.

“직전 검찰총장으로 검찰개혁에 저항하다가 사표를 낸 사람이

5∙18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더하여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니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고. 5∙18은 우리가 특허 냈다 그래서 독점 한다 다름 아니네요(검찰개혁이 제대로 된 검찰개혁이었는지는 여기서 따지지 않겠습니다).

이런 연상(聯想)이 듭니다. 어떤 코흘리개가 있습니다. 엄마랑 공공장소에 갔습니다. 공공장소이니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공공재가 당연 있겠지요. 이 코흘리개는 공공재를 한참을 갖고 놉니다.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쏠쏠합니다. 다 놀고는 옆에 놔둡니다. 그때 코흘리개와 생김새나 입성이 다른 아이가 와서는 그 공공재를 가지고 놀려 합니다. 코흘리개가 한마디 합니다.

“우쒸, 내 꺼야. 건들지마.”

“.......................”

그것만이 아니죠. 정청래는 뜬금없는 직격탄을 날립니다.

“(윤석열은) 어쩐지 정치와 민주주의 이런 종목에는 안 어울리는 선수 같다. 차라리 UFC가 적성에 맞을 것 같은 이미지”라고.

빵 터졌습니다. 정청래의 저격이 아니라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 말입니다.

“당신 액면가가 훨 UFC 스럽거든요”

“청래야, 집에 거울 없니? 엉아가 하나 사줄까?”

(막말과 욕설이 난무했으나 적당히 순화해서 전달합니다)

문득,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한 장면이 생각납니다. 추운 날이었죠.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님이 비음(鼻音)을 약간 섞은 하이톤으로 한마디 합니다.

“너. 나. 잘. 하. 세. 요.”

황정일 논설위원 hemo@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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