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오인광 기자] 국내에서 고혈압 전 단계로 불리는 '수축기 혈압 130∼139㎜Hg, 이완기 혈압 80∼89㎜Hg' 환자에게서 관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할 위험이 정상인보다 1.37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이필형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 병원에서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수검자 중 4천666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전 단계와 정상 혈압군의 관상동맥경화증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관상동맥경화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고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고혈압 전 단계지만, 미국에서는 고혈압 1단계로 분류되는 환자들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고혈압으로 진단하지만,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는 2017년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Hg에서 130/80㎜Hg로 낮추면서 차이가 벌어졌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혈압 전 단계가 관상동맥경화증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향후 국내 고혈압의 진단 기준을 재설정하는 근거가 돼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고혈압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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