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주요20개국 재무장관 회의를 끝낸 뒤 특파원들과 만나 문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호 기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글로벌 디지털세 도입 시 세수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리는 워싱턴DC에서 G20 재무장관회의 후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세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서비스를 공급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해외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하는 세금(필라 1)과 15%의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필라 2)으로 구성돼 있다.

홍 부총리는 "필라 1의 적용을 받아 해외에 과세해야 하는 한국 기업이 1개, 많으면 2개 정도" 라며 "반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 중 필라 1 기준 충족 대상은 규모가 크든 작든 80여 개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필라 1의 경우 수천억 원 정도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필라 2로 인해 수천억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정부는 이를 결합하면 세수에 소폭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 1은 단기적으로 세수 감소요인이지만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플러스 전환을 예상했다. 반면 필러 2의 경우 다른 나라의 법인세 상향 등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세수 흑자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홍 부총리는 필라 1의 경우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세금을 내면 이중과세 방지장치에 의해 국내에서는 그만큼 공제한다며 "기업의 부담은 조세중립적이고 정부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또 중간투입재의 최종매출액과 연관성, 매출액의 국가별 배분, 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이프 하버' 등 남은 쟁점에 따라 과세 규모가 증감한다며 "앞으로 1년간 세부적 기준 논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환율 상승세에 대해 글로벌 리스크와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국내의 해외증권 투자 급증에 따른 수급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작동한 것이라며 환율 상황이 우려했던 것만큼 진행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투기적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로서는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관찰하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안정화 조치를 언제든지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올해 물가 상승률을 1.8%로 예측했지만 소폭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제가 최근에 2% 수준에서 물가수준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2%나 이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물가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 문제와 관련해 오는 18일 열리는 제1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8일까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설문조사와 관련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선)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떤 형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지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기업의 자율성 존중, 정부의 지원, 한미 간 파트너십과 협력 등 세 가지가 고려돼야 한다며 각별한 대응 입장을 밝히고, 14일 예정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회담 때도 측면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는 홍 부총리가 주재하며 경제 부처 장관 5명, 안보 부처 장관 및 관계자 5명 등 모두 11명이 참석하며 이 중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NSC) 1차장 겸 사무처장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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