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22일 최근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는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해 "빨리 특별검사에 넘기고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기조발언과 질문·답변시간을 통해 "정쟁으로 인해 국회가 아무 일도 못 하는 식물국회의 모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며 "정치적 논란과 관계없는 무쟁점 민생법안이 발목 잡히지 않고 제때 통과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추경안 처리와 관련, "형식상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지만 사전에 증인채택이 돼야 하기 때문에 사실 병행하는 것"이라며 "여당이 청문회를 하기로 합의해놓고 핵심증인을 하나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이어 "필요한 증인을 내놓지 않고 해당 국무위원이나 상대한다면 그건 청문회가 아니라 상임위"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국회의원 의정활동 지원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의원들이 일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 회의에 잠깐 출석만 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자리를 비우는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며 "국회의원 표결정보시스템을 구축중이며 올 정기국회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정 의장은 "대북 압박정책으로 일관해온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의 결과가 뭔가"라며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제재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재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해 자칫 김정은 정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사태는 결코 없어야 한다. 대화와 제재는 병행돼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주시길 촉구한다"면서 내달 미국 방문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의장 외교를 펼칠 뜻을 밝혔다.

정 의장은 우 수석 문제에 대해 "개인사로 인해서 국정 전체가 표류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빨리 특검에 넘기고 민생을 비롯한 중요한 문제에 대통령과 정부, 정당이 전념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선 전망과 관련해선 "수시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때 주권자인 국민이 대접받을 수 있다"며 "한 번이든 두 번이든 기회를 줬는데 국민이 보기에 부족하다면 과감하게 교체해주는 게 국민이 대접받는 나라며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유력 정당은 최소 5명 정도 후보로 나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국민 평가를 받고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후보가 돼 대선에서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새로운 후보가 탄생하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정인이 꼭 아니라도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을 절대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의 국회 비준 동의 필요성에 대해선 "제3후보지를 가려면 예산이 상당히 들어가는데 그러면 정부 태도를 바꿀 것인가"라며 "한 치 앞도 못 내다보고 의사결정하는 졸속과 무능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의 '사드 방중'에 대해선 "젊은 초선의원들이 여름 휴가 기간을 활용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직접 비용을 들여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은 오히려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또 부정청탁 및 수수 금지법(김영란법)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정부가 시행령을 제대로 만들어 충격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식사비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의 현행 한도 인상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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