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군 문서함이라 여겼던 상자가 대한제국 마지막 군대인 진위대 군안궤로 확인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907년 일제가 해체한 대한제국 마지막 군대인 진위대의 군안궤를 확인해 보존처리했다고 25일 밝혔다.

진위대는 고종 32년인 1895년 설치된 우리나라 첫 근대적 지방 군대로, 일제가 해산령을 내리자 전국 각지에서 무장 봉기를 일으켜 대항했다.

군안궤는 군인 거주지와 성명, 신분 등을 기록한 군안을 보관하는 용도 가구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2년 입수한 군안궤를 제작 시기와 용도 등을 알지 못하고 보관해왔다.

박물관은 최근 보존처리 과정에 상자 앞면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이것이 1900년 7월 평안북도 의주에 설치된 진위대대 또는 같은 해 9월과 이듬해 2월 2차례에 걸쳐 평양에 증설된 진위대대가 사용한 것임을 확인했다.

높이 10㎝, 가로 42.5㎝, 세로 28.5㎝ 크기 나무 상자로 표면과 내부에 종이를 바르고 붉은색 옻칠을 한 뒤 꽃과 구름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진 금속장식(장석)을 달았다.

입수 당시에는 표면이 벗겨지고 들뜨는 등 손상됐고 장석은 검게 부식돼있었다.

박물관은 세척제로 옻칠 표면 색을 회복하고 전통 접착제인 아교로 들뜬 부위를 손봤다. 장석은 녹 제거제로 원래 모습을 회복시켰다.

다른 현존 군안궤들과 달리 자물쇠와 열쇠가 남아있는 완벽한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5년 청계천 출토유물에 이어 2008년 북한산 삼천사지 출토유물, 2009년 전차 381호, 2011년 유순정 영정 등 연간 약 250여점 문화재를 보존처리한다고 말했다.(연합) 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