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얼어붙었던 경기가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반면, 자영업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자영업자는 553만8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만명 늘어났다.

1분기 전체 취업자가 36만명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늘어난 일자리의 절반이 자영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최근 취업자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의 질을 들여다보면 자영업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취업자는 31만8천명 늘어났는데 이중 16.4%인 5만2천명이 자영업에서 발생했다. 4분기에는 30만2천명 중 14만명, 비중은 46.3%로 높아졌고, 올해 1분기는 47.2%까지 상승했다.

분기 기준으로 자영업자 수는 2005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최근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은 2015년 1분기 21.6%에서 2분기 21.7%로 올랐다가 3분기 21.4%, 4분기 21%까지 낮아졌다.

이어 지난해 1분기 21%로 변동이 없다가 2분기 21.2%, 3분기 21.4%, 4분기 21.3%, 올해 1분기 21.4%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구조조정 등 고용여건 악화로 임금근로자에서 이탈한 50대 이상 구직자는 물론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 창업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자영업자는 19만명 늘어났는데 이중 60대 이상이 9만6천명, 50대가 7만8천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여전히 최상위권에 속한다.

예산정책처가 OECD 데이터를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21.4%로 OECD 평균(14.8%) 대비 6.6%포인트(p) 높았다.

우리나라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나라는 그리스(30.8%), 멕시코(26.7%), 이탈리아(23.3%) 등 3곳 뿐이었다. OECD 내에서도 잘 사는 축에 속하는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는 모두 그 비율이 10% 안팎이었다.

제조업이 강한 독일과 일본의 자영업자 비중은 각각 10.4%와 8.5%로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예산정책처는 "자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음식업, 도소매업 등에 중·고령층 진출이 확대되면 가계부채 리스크를 높이고 고용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융기관의 진입 스크린 기능을 강화하고 컨설팅, 교육지원 등 자영업자 사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검토해야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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