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기자]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에서 화재진압을 하던 소방관 2명이 숨진 가운데 각종 재난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화재진압이나 구조활동 등을 하다가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모두 49명으로, 최근 10년간 순직한 소방관은 51명으로 늘어났다.

순직 사고 유형별로 보면 화재진압 사고가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구조활동이 17명, 교육훈련 3명, 구급활동 2명, 기타 10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날 숨진 강원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 역시 화재진압 도중 변을 당했다.

두 소방관은 오전 4시 29분께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잔불을 정리하다가 정자가 붕괴하는 바람에 건물 잔해 등에 깔렸다. 두 사람은 10여분만에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였다고 한다.

이 소방위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5시 33분께 숨졌고, 이 소방사는 오전 6시 53분께 숨을 거뒀다.

1988년 2월 임용된 이 소방위는 퇴직을 불과 1년여 앞두고 있었고, 이 소방사는 임용된 지 불과 8개월밖에 안 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해에는 울산과 강원도 태백에서 기상악화로 인한 구조활동을 벌이던 소방관이 1명씩 숨졌다.

지난해 10월 5일에는 울산 온산소방서 소속 강기봉(사망 당시 29세) 소방교가 울주군 웅촌면에서 구조현장 출동 중 침수차량에 사람이 있다는 요청을 받고 현장 확인 후 복귀하다가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같은해 5월에는 강원도 태백시에서 강풍 피해 구조활동 중 태백소방서 허승민(사망 당시 37세) 소방위가 지붕 구조물 낙하로 다쳤다가 끝내 숨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다친 소방관의 숫자는 훨씬 많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동안 소방관 3천112명이 현장에서 공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있을 때마다 소방관의 업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실제 개선 움직임은 더딘 것이 현실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청이 독립한 이후 소방관의 처우 문제 등이 차츰 개선되고 있으며 내부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면서도 "결국 인력 증원과 국가직 전환이 되어야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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