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중부경찰서 수사과 경장 박성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는 올 초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공개 ‘미투’ 이후 사회 각계각층의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영화배우 조민기 등 문화예술계 원로 및 유명인사에 이어 종교계, 체육계, 언론계, 교육계까지 일파만파 퍼져가고 있다.

 

이에 정부도 2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 성희롱, 성폭력 근절 정책 추진현황 및 보안대책’을 보고했다. 성희롱, 성폭력 대책을 추진할 컨트롤타워를 새로 만들어 범정부적 협력을 강화하고 공공부문 특별신고센터를 100일간 한시 운영하며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해선 즉시 퇴출을 추진하는 등 성폭력 범죄엔 “관용 없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성희롱, 성폭력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나섰다.

 

연일 터지는 피해자들의 폭로에 사람들도 ‘미투’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가해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분노 하고 있지만 정작 용기를 내고 이야기를 한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 이후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은 어렵사리 용기를 낸 피해자에게 “왜 익명으로 밝히느냐”, “꽃뱀인 거 아니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왜 그것을 지금 이야기를 하느냐”, “니가 그 사람 인생을 망친거다”, “이렇게 까지 독한 줄 몰랐다”라며 이야기를 해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주었다.

 

이달 5일 이윤택의 성범죄를 폭로한 홍선주는 기자회견에서 “왜 이제야 말하냐 묻지 마시고,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해 주시길 바란다. 주목받고 싶었냐고 묻지 마시라. 이런 일로 주목받고 싶은 여자는 없다”고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가해자 한명이 무서워 지금까지 말을 하지 못한게 아니라 위와 같은 주변의 시선 때문에 말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투’ 운동으로 폭로된 대부분의 사건이 권력 상하관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을 볼 때 피해자는 “지금까지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말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며 ‘미투’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2차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였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 운동은 ‘미투’ 운동을 하고 있는 성범죄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함께하겠다는 뜻의 운동이다. 힘들게 용기 낸 그들이 다시 침묵 속으로 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함께 싸워줄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그러한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미투’ 운동은 태풍의 핵이 아닌 잠깐 불었던 바람처럼 금방 사라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을 보면서 ‘나 또한 방관자로 침묵하고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오랜전부터 이어진 잘못된 관념과 관습을 정확히 보려 하지도 않고 바꾸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용기있는 외침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려는 마음가짐 대신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다’ 하는 상호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 조직, 직장 안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가 없어질 희망찬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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