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오는 6·13일에 치뤄지는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간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3년 만에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려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각종 여론조사상 박원순 후보의 우위 속에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지만 김문수 안철수 후보가 비책을 마련하며 막판 대역전극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당내 경선 결과 66.26% 득표로 박영선(19.59%)·우상호(14.14%) 의원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박원순 현 시장의 공천을 확정했다.

박 시장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보도자료에서 "압도적으로 모아준 지지를 압도적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박 시장 캠프는 아직 본 후보 등록일(5월 24일~25일)까지 한 달 넘게 남은 만큼 당장 선거운동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장 직위를 유지하며 당분간 시정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세먼지, 쓰레기 대란 등 시정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시정 공백을 가급적 줄이는 동시에 현역시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최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시장 측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이 서울시장 선거판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보수표 결집 가능성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박원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하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와 대결하는 구도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서울은 정국 이슈에 의해 표심이 좌우될 수 있는 지역인 만큼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보수 진영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후보가 후보로 선정된 직후 내놓은 메시지를 보면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김 후보는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 발의는 국회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대한민국에서 국회를 거치지 않고 개헌안을 낸 적이 언제인가. 5·16 군사혁명 이후 유신 때"라고 성토했다. 그는 5.16을 혁명으로 불렀다.

특히 문제 있는 현장은 직접 찾아가 문제를 고발하겠다는 의미로 '어사 김문수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의 하나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국회 앞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각각 벌였다.

이에 반해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박 시장과의 1:1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전략으로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안 후보의 발언은 김 후보가 아닌 박 후보에 집중되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드루킹 게이트 불법 여론조작 규탄대회' 농성장을 찾아서 "지난 7년 동안 서울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변화가 있어야 하는 시기에 서울시가 제대로 변화하지 못했다"고 박 후보를 비판했다.

또한, 외유성 출장 논란 등으로 낙마한 김기식 전 원장을 옹호한 박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본격적 선거전에 들어가면 대선후보 출신이라는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지율이 오르면서 결국에는 박 시장과의 1:1 대결구도로 진정한 진검 승부가 시작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는 김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박 후보의 독주 체제가 형성돼 있어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는 승산이 없는 만큼  보수 진영에서 김문수·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를 통한 양자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 후보가 이번 선거에 정치적 명운을 건 만큼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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