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두 후보가 손을 맞잡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들은 단일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며 이날부터는 "안철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당선된다(안찍박)", "김문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당선된다(김찍박)"고 공세를 시작했다.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 단일화 열망을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치르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 분열하고 소멸할 정당과 후보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박원순 시장을 7년 전에 만들어 낸 산파이자 장본인"이라고도 했다.

안 후보는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박 시장 4년 추가 연임을 저지하러 야권 대표선수로 나섰다"면서 "김 후보는 이후 합류해서 결국 박 후보 당선을 도와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안찍박'론에 대해선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나온 게 확실한 것 같다"면서 "김문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된다"고 야권표 결집을 호소했다.

다만 안 후보 측 김철근 공보본부장은 논평에서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은 견제를 열망하는 야권 표심의 분열만을 가져올 뿐"이라며 "박원순 7년을 심판하려는 서울시민을 위해 김 후보는 후보 사퇴라는 애국적 용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안 후보 측은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때 투표일 사흘을 앞둔 일요일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사례를 거론하며 김 후보의 결단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야권발(發)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데다 '중도 사퇴'하는 후보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어 어느 한 후보의 지지선언을 동반한 사퇴 시나리오마저도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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