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에 갇힌 차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수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1∼12월 중 자동차보험료를 3% 안팎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업계 6위로, 100만건(시장점유율 약 5%)이 가입돼 있다.

 메리츠화재가 검증을 의뢰한 기본보험료 인상률은 약 3%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요율 검증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인상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1위 삼성화재도 조만간 요율 검증을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다른 '빅4' 손보사 역시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마련해 둔 상태다. 이들도 3% 안팎의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어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악사손해보험 등 중소형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는 정비요금 인상을 반영한 것으로, 주요 손보사들은 현재까지 정비업체 약 2천곳과 정비요금을 재산정해 계약했다. 지난 6월 말 국토교통부의 적정 정비요금 공표 당시에는 2.9% 정도의 보험료 인상 효과가 예상됐지만, 실제 재계약 결과 3.4%의 인상 압박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 업계는 올 여름 폭염과 사고 증가, 정비요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올해 연간 7천억원의 영업적자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에는 적자폭이 1천400억원까지 커졌다. 최근 내년도 경영계획을 세운 손보사들의 시장예측을 종합하면 내년에 최대 1조4천억원의 적자가 쌓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손보사들 입장에선 당장에라도 보험료를 올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손해율(발생손해액/경과보험료)이 치솟은 상태다. 손해율은 80% 안팎이 손익분기점이다. 통상 1%포인트(p) 변동이 약 1천억원의 흑자·적자 요인으로 여겨진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가을 들어 90%를 넘어섰다. 10월 가마감 기준으로 삼성화재(90.4%)·현대해상(93.8%)·DB손보(92.8%)·KB손보(94.5%) 등 빅4 손보사가 모두 90%를 웃돌았다. 흥국화재와 MG손해보험은 이미 100%를 넘었고, 메리츠화재도 90%에 육박했다.

 

손보사 업계는 적자 누적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지거나 불량물건 인수가 거절되는 등 민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다만 적자 누적은 업계의 '출혈경쟁'이 자초한 측면도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적정 수준'의 인상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료 조정과 별개로 사고처리를 합리화하는 등 보험금 누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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