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탄발전소 전경[연합뉴스TV 제공]

[윤수지 기자]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가 가운데 석탄 소비량이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영국 에너지그룹 BP가 발표한 '2019년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석탄 소비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8천820만 TOE(Tonnes Oil Equivalent·석유환산톤)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인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의 소비량이다.

앞선 4개 국가가 한국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점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석탄 소비량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한국의 1인당 석탄 소비량은 1.73 TOE로 세계에서 호주(1.77 TOE)에 이어 두 번째로, 석탄 대국인 중국(1.35 TOE)보다도 높았다.

특히 OECD 주요국인 미국(-4.3%), 일본(-2.1%), 독일(-7.2%), 영국(-16.6%) 등의 석탄 소비량이 감소한 것과 달리 한국(2.4%)만 증가했다.

OECD 전체 36개 회원국 중에서 콜롬비아(13.5%), 뉴질랜드(8.3%), 핀란드(7.3%), 터키(7.1%), 벨기에(6.5%) 등 5개국의 석탄 소비 증가율은 한국보다 높지만, 절대적인 석탄 소비량이나 경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주요국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OECD 회원국 전체 석탄 소비량은 전년보다 3.5% 감소한 반면, 비(非)OECD인 개발도상국 국가들은 3.0% 증가했다.

또 세계 석탄 소비량 상위 5개국 중 한국보다 석탄 소비 증가율이 높은 나라는 인도(8.7%)가 유일했다.

우리나라 석탄 소비량이 매년 증가하는 이유는 발전용 유연탄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수입된 석탄은 주로 발전, 제철, 시멘트 등의 영역에서 소비되는데, 발전용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이 전체 사용량의 67%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 OECD 회원국/비(非) OECD 국가 석탄 소비량[BP 보고서 재구성]

지난해 국내 전체 발전량(57만647GWh) 중 석탄 발전량(23만8천967GWh)의 비중은 42%로 가장 많았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봄철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 등 이른바 '탈(脫) 석탄'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데도 소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다.

대한석탄협회 통계로도 지난해 국내 총 석탄 소비량은 전년 대비 2%(254만t) 증가한 1억3천359만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발전 부문의 석탄 소비량은 전년보다 2%(246만t) 늘어난 전년보다 2%(246만t) 늘어난 9천76만t으로, 전체 석탄소비 증가량의 97%가 발전 부문에서 발생한 셈이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탈석탄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영국, 프랑스 등 23개 이상의 국가 및 지방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등은 석탄산업 투자를 배제하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AXA 등 유럽의 4대 보험회사도 석탄 관련 보험 인수 및 투자를 제한하는 등 탈석탄 움직임이 최근에는 민간 금융권까지 퍼지고 있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 불가의 자연재해로 증가하는 손해보험금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분석했다.

▲ ※BP 자료 / 1인당 소비량은 업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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