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헤모라이프팀 김승근 주필] 혈우병환자가 개인적으로 주사일지를 기록하는 건 매우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관리하게 되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환자의 개인병적 관리가 쉽게 파악될 수 있다.

“이상하다~ 왼쪽 무릎은 출혈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요즘 왜 갑작스럽게 이곳에 출혈이 생길까?”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순기 교수에 따르면, 중증 혈우병 환자에게 ‘무증상 출혈’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출혈기억이 없는 것 같아도 과거에 분명히 출혈됐을 가능성이 높다. 꼼꼼하게 주사일지를 기록해 놨다면 과거내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의 장기적인 치료관리 일지를 혈우병 전문의에게 제공한다면 그 전문의는 당신에게 보다 낳은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주사일지 기록을 꺼려하는 건 우리 환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경향이 아니다. 얼마 전 외국에서도 혈우병 환자들의 주사일지 기록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환자들이 주사일지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그래서 해당 조사 연구원은 환우들이 주사일지를 잘 기록관리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 혈우병 주사일지 앱프로그램 비온뒤 맑음, 제로블리드(오른쪽)

스마트폰 앱(App)을 이용한 주사일지 기록관리

단지 치료제를 처방받기위해 ‘1회성’으로 기록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정확하게 기록관리가 된다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큰 오류가 발생될 수도 있다. 이에 체계적 관리가 필요한데 그 방법 중에 한 가지가 혈우병 환자가 스마트 폰을 이용해 ‘자가 주사일지’를 작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의사에게 자신의 치료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환자를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의사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도 여려 곳에서 스마트폰용 주사일지 앱(App)을 제공한다. 최근 샤이어에서도 ‘제로블리드’라는 앱을 제공하고 있고, 과거에는 화이자에서 ‘비온뒤맑음’이라는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외국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더 많은 혈우병 개인관리 프로그램들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아직 이같은 서비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스페인의 한 연구기관은 181명의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 더 많은 환자에게 핸드폰으로 치료 정보를 전달하도록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혈우병 환자의 이동 의료서비스 : 기회와 위험>이라는 제목으로 혈우병관련 유명저널 인 ‘헤모필리아(Haemophilia)’지에 기고했다.

기고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엠.헬스(m.Health)’라는 용어는 핸드폰(모바일)으로 건강기록을 전달하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서 ‘m’은 휴대전화의 ‘모바일’을 의미한다. ‘모바일 가정 간호요법’의 도입은 혈우병 의료 전문가들이 혈우병 환자의 주사투여 내용, 출혈 빈도, 치료 후 결과와 부작용을 확인해서 더 낳은 개별적 치료를 제시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을 의미한다. 혈우병 환자의 주사기록 관리는 더 낳은 치료의 필수 요소임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여 의료 전문가에게 정보를 제공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혈우병 전문의들이 이같은 시스템에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국가에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 헤모필리아 저널

   
 

연구진들은 이번 조사의 결과를 통해 “의료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앱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들은 어떠한 내용을 적용할지에 대해 반드시 의료 전문가들과 상의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연구원은 “텍스트, 사진, 그래프 또는 비디오와 같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이런 서비스가 크게 유통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환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 때문에 꺼려할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연구조사기관은 “이(개인정보)같은 우려는 환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오히려 환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정보가 시대에 뒤 떨어 지거나,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또한, 연구기관에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결과를 얻은 부분은 “혈우사회에서 환우들 간에 ‘앱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기대될 수 있는 장점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혈우병 관리 앱 프로그램의 이용활성화를 위해서는 환자들이 서로 자발적으로 권장하는 게 가장 올바른 방법이고 파급력이 크다. 또한 앱 프로그램의 이용이 출혈기록 관리만 제공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앱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의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던지, ‘지역 환우 간 정보교환이 가능하다’던지,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 최적의 주사투여 스케줄을 제공한다’던지 어떤 특별한 메리트가 있어야 환자들이 이용할 가치를 느끼게 된다.

프로그램, 환자는 ‘필요성’ 느껴야 하고, 써비스 제공자는 ‘필요성’ 있게 만들어야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담기면 좋을까? 가능하다면 환자단체에서 제공하고 있는 ‘코헴’모바일 버전과 환자-의사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써비스가 포함되면 유용가치가 높아진다. 코헴회에서 최근 제공하고 있는 ‘의료Q&A’ 게시판처럼 환자가 질문하고 전문의료인이 답변을 달수 있는 양방향 써비스가 포함되면 어떨까? 혈우재단의원에서 치료제처방을 받기위해 주사일지를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온라인으로 대체된다면 이것 역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코헴회에서 발행하는 ‘우리코헴’지와 혈우재단에서 발행하는 ‘코헴’지, 그리고 혈우사회 행사소식과 일정을 담는 것도 좋겠다. 중요한 건 이같은 ‘통합 앱 프로그램’이 실제로 나올 수 있느냐 라는 건데, 적어도 필요성은 빠르게 공감대 형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높아지고 많아지게 되므로 시작부터 어떤 걸 넣을지를 미리 생각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이 선행될 필요성이 있다.

   
▲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 ⓒKT 2015

2015년 KT에서 조사한 ‘국가별 스마트폰 보급률’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 보다 앞선 전세계 4위를 나타내고 있다. 83% 보급률이라는 것은 0~5세, 80세이상 등을 제외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아가 최근 혈우사회 중고등학생들이 물리치료실을 방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데, 그 이유 중에 ‘스마트폰 게임’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같은 데이터에 따르면, ‘혈우병 관리 앱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은 다른 나라 혈우사회보다, 오히려 우리나라 혈우사회가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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